[정보위 '신건원장 퇴진' 공방]"신뢰회복 차원서 용퇴하라"

  • 입력 2001년 11월 26일 18시 37분


긴장 - 신건 국가정보원장
긴장 - 신건 국가정보원장
26일 국회 정보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신건(辛建) 국가정보위원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국정원 간부들의 정현준 진승현 이용호 등 ‘3대 게이트 개입’ 의혹과 관련한 신 원장의 사퇴 여부를 놓고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국정원측의 새해 예산안 보고가 끝나자 마자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가 포문을 열고 40여분간이나 국정원을 질타했다. 이 총무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당시 정성홍(丁聖弘) 경제과장과 김형윤(金亨允) 경제단장, 김은성(金銀星) 2차장의 진승현 게이트 연루 의혹을 제기했을 때 국정원은 이를 외면했으나 결국 다 사실로 드러났다” 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김기춘(金淇春) 의원도 “신 원장이 문제 인사들을 임명했느냐에 관계 없이 기강문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 고 가세했다.

반면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의원은 “구체적 비리와 잘못도 적시하지 못한 채 퇴 공세를 펴는 것은 잘못이다” 며 “야당이 갑자기 강공으로 나오는 것은 국정원과 정부를 흔들려는 정략에 따른 것” 이라고 맞섰다.

신 원장은 답변에서 “국정원을 쇄신하고 제 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 할 일이 산적해 있는 상태에서 원장이 물러나는 것은 옳지 않다. 사퇴는 고려치 않고 있다” 며 야당의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그는 “지금 처럼 어려운 시기에 국정원장은 더욱 책임의식을 갖고 조직을 이끌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 사퇴가 만능은 아니며 현재 사퇴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정성홍(丁聖弘) 전 국정원 경제과장이 모 일간지 인터뷰에서 진승현(陳承鉉)씨가 김홍일(金弘一) 의원을 찾아갈 때 동행했다고 밝힌 J씨 와 관련, “정모씨가 아니냐” 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는 “정씨를 알지만 97년 이후 만난 적이 없다” 고 답변했다.

그는 또 수지김 살해 사건 과 관련, “국정원이 경찰에 수사중단 압력을 넣은 적은 없고, 비공개 수사를 요청한 일이 있을 뿐이다” 며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당시 수사 직계라인에 있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진상 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해 나가겠다” 고 밝혔다.

정보위는 야당측이 진승현 게이트와 관련, 정성홍씨에 대한 증인채택과 함께 예산안의 일부 삭감을 요구했으나 여당측이 거부, 논란 끝에 1일 속개키로 하고 유회됐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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