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관리법 1년째 '낮잠'…국회, 개정안 처리안해 개혁 발목

  • 입력 2001년 11월 26일 18시 52분


기금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필요 없는 기금을 통폐합하는 내용의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1년 가까이 ‘낮잠’을 자고 있다.

이에 따라 기금 개혁이 늦어지고 있어 정치권도 기금 부실의 ‘공범’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6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여야정치권은 작년 12월 15일 9인소위원회를 구성, 기금관리기본법을 비롯한 재정건전화특별법 예산회계법 등 재정 3법을 심의키로 합의했으나 1년이 다 되도록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여야는 이달 들어 9인소위원회를 해체하고 재정개혁관련법심의협의체를 새로 구성했으나 법안이 연내 통과될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기금은 예산과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도 국회의 심의 의결을 받지 않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수가 늘고 방만하게 운영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금 운용계획과 결산결과에 대해 국회의 심의 의결을 받는다 △61개 기금 중 7개 기금을 폐지하고 6개 기금을 3개 기금으로 통합한다 △예산당국의 감독권이 미치지 않는 기타기금을 공공기금과 일원화, 관리 감독을 강화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는 기금의 주식투자 허용 여부를 제외하고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이미 4월에 대부분 합의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통폐합대상기금 중 일부가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살아남기 위한 로비에 나서고 있다”면서 “여야가 개정안 처리를 계속 미루면 기금 개혁이 무산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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