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특대위 가슴앓이 "당 쇄신 얻은 점수 다 잃게 됐다"

  • 입력 2001년 12월 17일 18시 18분


민주당의 ‘제2 창당’을 주도해오던 ‘발전과 쇄신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가 내우외환(內憂外患)에 빠진 듯한 모습이다.

‘진승현 게이트’의 의혹이 증폭돼 당내 권력 암투로까지 번지면서 특대위의 쇄신안이 무색해지고 있는 데다 당내 개혁파 의원 모임인 쇄신연대가 특대위안에 반발해 서명운동에 돌입하는 등 내홍(內訌)양상까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대위의 한 위원은 “각종 게이트에 우리 당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쇄신하는 민주당’이란 이미지가 급격히 퇴색하고 있다”며 걱정했다. 한 소장파 당직자는 “연말 송년모임에 참석할 때마다 쇄신작업에 대한 관심보다는 ‘민주당이 참 많이 해 먹었더라’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기 바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특대위는 특히 19일 당무회의에서 특대위의 쇄신안을 놓고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엎친 데 덮친 격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광옥(韓光玉) 대표가 1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당무회의에서 특대위안을 충분히 토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한화갑(韓和甲)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과 쇄신연대측은 △중앙집행위원회 신설 등 당 지도부의 전면 개편 △완전 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 등을 뼈대로 하는 별도의 쇄신안을 당무회의에 제출해 특대위안과 일전을 불사하겠다고 거듭 공언하고 있다.

쇄신연대 총간사인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쇄신연대의 독자안에 지지서명을 한 의원이 17일 현재 21명에 이르며 최종적으로 40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전의 의지를 밝혔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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