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직개편 성격]野 새진용 “대선까지 가자”

  • 입력 2001년 12월 25일 18시 12분



한시적 관리체제냐, 대선까지 염두에 둔 포진이냐.

24일 한나라당 당직개편이 단행되자 당 안팎에선 이 같은 두 갈래 추론이 무성했다. 우선은 “한시적 관리체제의 인상이 짙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이 오래 전부터 부총재 출마 준비를 해온 데다 서울시장 출마 예정자인 이명박(李明博) 전 의원의 친형이어서 경선 관리에 적격이 아니라는 점 때문.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과 권철현(權哲賢) 기획위원장이 각각 경남지사와 부산시장 출마 의사를 갖는 것도 현 체제가 한시적일 것이란 추측을 낳는 대목이었다.

당직개편 직후부터 조기 전당대회가 열릴 경우 후속 당직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당 안팎에서 나왔던 것도 이런 맥락이다. 민주당이 지방선거 전 대선 후보를 확정할 경우 한나라당도 3, 4월에는 전당대회를 치를 수밖에 없고 그럴 경우 대회 후 다시 당직개편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와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전당대회를 지방선거 후에 실시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새로 짜여진 진용이 예상외로 오래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

한 핵심 당직자는 25일 “그동안 지방선거 전과 후로 양론이 갈렸던 전당대회 시기가 최근 지방선거 후 실시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며 “내년에 단체장 후보 선출 대회(5월)-지방선거(6월)-대선 후보 선출 전당대회(7월)-국회의원 재보궐선거(8월) 순으로 연중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당대회를 늦출 경우 다른 대선 후보들에게 준비 시간을 충분히 줄 수 있어 이들의 불만을 더는 부수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임 당직자들과 이회창(李會昌) 총재 사이에 ‘대선까지 같이 가자’는 교감이 형성됐다는 얘기도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다. 한 중진의원은 “당직 제의를 받아들인 것 자체가 사실상 선출직 출마 의사를 접은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