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이인제 바빴던 휴일

  • 입력 2002년 1월 3일 00시 51분


여야의 유력 대선 예비주자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은 새해 첫날인 1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이 총재는 자택으로 밀려드는 하객을 맞느라 눈코 뜰 새 없었고 이 고문은 원로들을 찾아 인사 다니느라 숨돌릴 틈이 없었다.

▽이회창 총재〓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단배식을 가진 뒤 오전 11시경부터 서울 종로구 가회동 자택에서 신년인사를 받았다.

빌라 입구에서부터 이 총재가 살고 있는 301호 현관까지 장사진을 이룬 수백명의 방문객은 이 총재 부부와 간단히 악수를 나누기 위해서만 20여분을 기다려야 했다. 낮 12시경 하객이 더 늘어나자 사무처 당직자들은 방문객들의 신발을 번호를 매겨가며 정리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당직자들 외에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원내총무와 유선호(柳宣浩)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다녀갔으며 바리톤가수 김동규, 가수 설운도, 탤런트 임채무씨 등 연예인 20여명과 김삼락 전 축구국가대표 감독 등 체육계 인사들도 상당수 찾아왔다.

그러나 박근혜(朴槿惠) 이부영(李富榮) 부총재와 김덕룡(金德龍) 의원 등 비주류 중진들은 찾아오지 않았다.

▽이인제 고문〓이날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의 자택을 찾아다니며 새해인사를 했다.

이 고문은 먼저 상도동 김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아가 깍듯이 인사한 뒤 김 전 대통령과 단둘이 방에 들어가 20여분간 떡국을 함께 들며 대화를 나눴다. 이어 그는 연희동 전 전대통령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대통령은 경호다 뭐다 제약이 많지만 총리는 대우를 다 받으면서 자유롭다. 너무 대통령을 하려들지 말라”는 충고를 듣기도 했다.

신당동 김 총재의 자택에서는 20여분간 화기애애한 대화가 오갔다. 이 고문이 “아침에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묘소에 이어 이승만(李承晩)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방명록에 ‘건국의 아버지’라고 썼다”고 말하자 JP는 “이 대통령은 자랑스러운 건국의 지도자”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JP가 “젊을 때는 그렇지 않던 사람들이 나이 들면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하자 이 고문은 “역사관이 성숙되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윤종구기자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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