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때 받아적지 마시오”…金대통령 장관들에 지시

  • 입력 2002년 1월 4일 22시 46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최근 이상주(李相周)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각 부처 장관들에게 “앞으로 국무회의 때 내 발언을 일일이 받아적지 말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4일 “국무회의가 토론장이 돼야 하는데도 장관들이 대통령의 얘기를 일방적으로 받아적기만 하는 것처럼 비쳐온 게 사실”이라며 “국무회의가 끝나면 곧바로 대통령 발언 녹취록이 각 부처에 전달되므로 사실 받아적을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의 이번 지시는 청와대 비서실이 추진하고 있는 ‘대통령 이미지 바꾸기’ 전략과도 무관치 않다는 후문. 비서실은 최근 김 대통령에게 “가능한 한 몸을 낮추고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이 14일 연두 기자회견을 앞두고 다음주 중 경제, 외교·안보, 사회 분야별로 각계 인사들을 초청해 의견을 수렴키로 한 것도 같은 취지로 보인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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