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 '불심잡기'…해인사 혜암 종정 영결식 참석

  • 입력 2002년 1월 6일 18시 08분


여야 지도부는 6일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열린 조계종 종정 혜암(慧菴) 대종사 영결식에 참석, ‘불심(佛心)’잡기 경쟁을 벌였다(사진).

3만여명의 인파가 몰린 이날 행사에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민주당 한광옥(韓光玉) 대표, 이인제(李仁濟)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 등 여야 의원 30여명이 참석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불참했다.

이 총재는 “스님과 같은 용기와 신념으로 ‘법과 원칙이 살아 숨쉬는 반듯한 나라’를 세워갈 수 있도록 보살펴 달라”고 했고, 한 대표는 “큰스님의 뜻을 이어받아 대중이 청청한 마음을 되찾고 사회가 원융화합될 수 있도록 기원한다”고 말했다.이 총재는 영결식장에서 한 대표 및 이 고문과 별다른 인사를 하지 않은 채 가벼운 악수만 나눴다. 이 총재와 한 대표는 영결식장 앞줄 중앙에 나란히 앉았으나, 이 고문 부부는 뒷줄에 따로 떨어져 앉았다. 이 총재는 분향을 마친 뒤 정대(正大) 조계종 총무원장과 만나 10분간 귀엣말을 주고받았다. 지난해 1월 이 총재를 겨냥해 ‘집권하면 피의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정대 스님이 “한인옥(韓仁玉) 여사는 오시지 않았습니까”라고 묻자 이 총재는 “몸살이 나서 못왔습니다”고 답했다. 해인사 방장인 법전(法傳)스님은 이 총재 일행에게 “사소한 시야에 얽매여 싸우지 말고 개인과 당을 떠나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합천〓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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