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도는 유권자가 출마한 모든 후보에 대해 지지하는 순서(선호도 순위) 대로 기표하는 방식. 물론 1순위 지지표가 과반수를 확보하면 그대로 후보가 확정된다.
1순위 표가 과반수에 미달할 경우엔 최하위 득표자의 2순위표를 상위 후보들에게 배분하고, 그래도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그 다음 하위 득표자의 2순위표를 나머지 상위 후보들에게 배분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군소후보의 2순위표가 경선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1차 개표에서 1, 2위 득표 차이가 근소할 경우 군소 후보의 2순위표가 어느 쪽에 몰리느냐에 따라 1, 2위가 뒤집힐 수도 있다.
대선예비주자 진영의 반응이 다소 엇갈리는 것도 이를 의식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은 일단 “모든 후보에 기표를 할 수 있어 누가 당선되든 유권자의 소외감을 없애는 데 좋지 않으냐”며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한 측근은 “저쪽(쇄신연대)에서 자꾸 하자고 하니까 우리가 양보한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원했던 것은 아니었음을 시사했다.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 진영의 분위기는 달랐다. 한 측근은 “결선투표를 하는 게 가장 좋지만 어쨌든 원하는 대로 됐다”며 2순위표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또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은 “선호투표제가 뜻을 같이 하는 후보들 간의 협력과 매개를 위한 제도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열린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호투표제는 투·개표 과정이 워낙 복잡하고, 2순위 표를 나눠줄 경우 1순위 표와 똑같은 가치를 부여하는 게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이의가 제기될 수도 있어 2순위표에 의해 1, 2위가 뒤집힐 경우에는 승복 여부를 놓고 큰 혼란이 빚어질 수도 있다.
이에 특대위 관계자는 “선거인단이 7만명이나 되기 때문에 인위적인 연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