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게이트 자금 대선용 비축설"

  • 입력 2002년 1월 11일 18시 36분


한나라당은 11일 ‘윤태식 게이트’에 청와대 고위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동시에 벤처비리사건으로 조성된 자금의 사용처를 놓고 ‘대선자금 준비설’을 제기하는 등 전방위공세를 폈다.

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불법 벤처자금의 흐름을 포착해 이를 끝까지 추적한다면 거액의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밝혀질 것”이라며 “벤처 사기꾼들의 자금이 총선자금으로 사용됐다는 말도 있고, 대선 준비자금으로 비축됐다는 설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씨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을 만나고 다니며 시연회를 요구한데 대해서도 “하루 빨리 몸통수사에 나서라”고 촉구했다.한 당직자는 “현정권의 출범 직후 여권 내에서 신주류로 분류됐던 권력의 핵심인사들이 깊이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며 ‘뒷선’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정두언(鄭斗彦)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씨와 국정원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전 국정원 4급직원 김모씨가 자신의 건물 세입자에게 월세 송금을 독촉하고, 다른 사람을 시켜 우편물을 찾아가는 등 활보하고 있다는데 아연실색한다”며 “검찰수사가 시늉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자민련 정우택(鄭宇澤) 정책위의장도 청와대를 비롯한 국가중추기관 인사들이 ‘4대 부패게이트’에 대거 연루된 데 대해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부패의 몸통으로 의혹을 받고 있는 두 아들 변호에만 급급하고 있어 실망스럽다”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겨냥했다.

민주당은 각종 게이트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한나라당의 정치공세 중단과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여야 정치권 인사에 대한 수사확대를 촉구하는 등 역공에 나섰다.

당직자들은 “당에서 뭔가 해보려고만 하면 왜 이런 일이 터져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고,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은 “고통스럽다. 의구심이 나는 모든 부분을 조사해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한광옥(韓光玉) 대표는 당무회의에서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의혹을 밝혀야 하며, 정치권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된다”고 야당의 정치공세 자제를 촉구했다.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은 “2000년 10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패스 21 기술시연회’에 대거 참석한 야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시연회에 참석했거나 윤씨 회사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야당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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