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연두회견 “비판 겸허히 수용 人事개선”

  • 입력 2002년 1월 14일 18시 01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4일 개각 문제에 대해 “솔직히 매일 터져나오는 ‘게이트’ 때문에 정신을 못차리고 차분히 생각해보지 못했으나 상황이 바뀌고 있고 현재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계속하면서 심사숙고 중이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가진 연두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한 뒤 “그러나 현재 개각에 대해 어떠한 계획도 수립한 바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김 대통령이 각료 전원에 대해 원점에서부터 적임 여부를 검토 중이므로 2월까지는 개각이 단행될 것으로 안다”며 “한두 명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이 교체되는, 사실상의 조각이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회견에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인사문제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지연 학연 친소를 배제한 공정 인사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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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은 잇단 벤처관련비리 및 고위공직자들의 연루의혹과 관련해서는 “큰 충격과 더불어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심정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앞으로 1년 동안 국정을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결심으로 일체의 부패에 대해 가차없이 척결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통령은 “검찰의 독립성은 철저히 보장하고, 이미 약속한 대로 특별수사검찰청의 설치를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일부 벤처기업비리사건을 교훈 삼아 정부와 사회 각 분야의 부패척결에 불퇴전의 결의를 갖고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경제문제에 대해서는 “올해 경제성장은 4% 정도가 예상된다”며 “물가와 실업률을 3% 수준으로 안정시키고 30만 청년실업자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과감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남은 임기 중 정치와 선거에 일절 개입하지 않고 오직 경제 살리기와 월드컵 성공 개최 등 국정에만 전념하겠다”며 “(민주당 총재직 사퇴로) 좀 더 자유스러운 입장에 있기 때문에 야당 총재와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조기실시 여부에 대해서도 “여야 정치권이 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민주당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으므로 당적을 이탈할 계획도 없고 필요성도 없다”며 당적은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15일 사정장관회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5일 국무총리와 감사원장 법무장관 대검차장이 참석하는 사정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다. 오홍근(吳弘根)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회의에서는 부패척결과 공직기강확립 방안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윤승모기자 ysmo@donga.com

▼野 “부정부패 심각성 인식못해”▼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14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에 대해 “뒤늦게나마 반성을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나 정권의 총체적 부정부패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그 해법도 형식에 그쳐 아쉽다”고 논평했다.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대변인은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부패 척결에 단호한 의지를 표명한 것을 긍정 평가한다”고 말했고,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안정과 향상을 직접 챙기겠다’는 김 대통령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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