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의선 재개'는 희망사항?

  • 입력 2002년 1월 18일 18시 40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7일 북한의 경의선 공사재개 조짐을 언급한 뒤 정부 일각에서 월드컵대회 기간 중 경의선으로 중국 관광객을 수송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월드컵이 앞으로 다섯 달도 채 남지 않아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월드컵대회 전 경의선 완공 가능성〓통일부는 경의선 북측구간 공사의 소요기간을 최소 7개월로 보고 있다. 공사일정 상 비무장지대 북측 지역의 지뢰 제거에만 최소 2개월이 걸리고 철도연결 공사는 약 5개월이 소요된다는 것. 북한이 당장 내일부터 공사에 착공한다고 해도 올해 7월 말이나 8월 초에 작업이 끝난다는 얘기다.

사실상 작업이 불가능한 겨울철을 제외하면 완공시기는 더 늦어진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실적으로 가장 시급한 공사는 비무장지대 내 지뢰제거 작업인데, 문제는 언 땅이 녹는 3월부터나 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남북 군사분계선을 관통하는 작업을 위해서는 남북당국 간 합의가 있어야 하지만 경색된 남북관계를 고려해볼 때 전망은 밝지 않다.

▽외적인 요소〓월드컵대회 전에 경의선이 완공된다고 하더라도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

우선 경의선 역사 관리와 수송객 안전보장 등을 위해서는 남북당국 간 별도의 협의가 필요하다. 또 북한철도의 노후화로 경의선을 오가는 열차가 북한 내에서 시속 30㎞이상의 속도를 내는 게 불가능해 중국 관광객 수송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정부는 열차를 이용할 중국 관광객에 대한 기초 수요조사조차 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중국 관광객이 경의선을 통과할 때 비자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연결 교통수단을 어떻게 마련할지 등의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정부 내 혼선〓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싼 정부 내 시각과 해석도 부처마다 제 각각이어서 혼선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의 군부대 막사 개보수 작업이 경의선 복원공사를 재개할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발 더 나아가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일각에서는 “북한은 김일성(金日成) 주석 탄생 90주년을 전후해 개최하는 아리랑 축전과 월드컵을 연계해 남한과 중국 관광객들이 남북을 왕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통일부 측은 대통령의 언급을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북측이 아리랑 축전과 월드컵 연계를 운운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경의선 철도 및 도로 연결 추진 상황
일시주요 내용비고
2000.7.29경의선 철도 연결 합의1차 남북장관급회담
9.18경의선 철도-도로 복원사업 기공식남측 공사 착수
9월북, 개성시 봉동역 부근 군부대막사 150여동 설치 및 군인 4000명 투입북측 공사 준비작업
11.28∼
2001.2. 8
경의선 연결관련 남북군사실무회담5차례 개최 후 합의서 채택, 북측 합의서 교환 일방적 연기
3월북, 일부 막사와 병력 철수5월 이후 북측 공사 중단
9.18조속한 시일 내 경의선 개통 합의5차 장관급회담
12.30비무장지대 이남지역 공사완료도라역 개통
2002.1.17김대중 대통령, 북한 경의선공사 재개 움직임 언급일선 공무원과의 오찬에서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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