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李게이트 부실수사 책임자문책 촉구

한나라당은 22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李亨澤)씨가 지앤지(G&G) 그룹 회장인 이용호(李容湖)씨의 보물발굴사업에 개입한 의혹이 드러나자, ‘몸통론’을 주장하며 파상 공세를 벌였다. 민주당과 청와대는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였다.

▽한나라당〓권철현(權哲賢) 기획위원장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형택씨가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인이었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이라며 “이는 터널의 입구에 들어선 정도이며, 터널로 들어갈수록 권력실세와 친인척이 더 터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국(朴承國) 수석부총무도 “국정원과 대통령의 처조카가 희대의 사기극을 벌여 많은 소액투자자들이 깡통을 찼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또 “검찰이 대통령의 처조카라는 이유로 이씨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것 아니냐”며 은폐의혹을 제기했다. 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은 “검찰수사가 제대로 된 게 없다. 대통령의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용균(金容鈞) 의원도 “검찰이 ‘이용호 게이트’에 대한 수사 의지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검찰의 부실수사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여 그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이명재(李明載) 신임 검찰총장이 축소 은폐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했으니 일단 지켜보겠지만 제대로 안될 경우 특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오홍근(吳弘根)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정례브리핑에서 “청와대의 입장은 수사결과를 지켜보자는 것이다. 한점 의혹 없이 진실이 규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는 이형택씨의 보물선사업 개입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이씨가 ‘이용호 게이트’에 직접 연루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한 고위관계자는 “보도에 따르면 이씨가 보물발굴사업에 참여한 시점은 이용호씨가 이 사업에 뛰어들기 이전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유감 표명과 함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대변인 논평만 낸 채 대응을 삼갔다.

윤승모 기자 ysmo@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