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對北 '전략적 포용' 5원칙 제시

  • 입력 2002년 1월 23일 19시 18분


한국전쟁 참전비 헌화
한국전쟁 참전비 헌화
미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23일 “한국과 미국의 대북정책은 포용(engagement)에 기초해야 하며 나의 대북정책은 ‘전략적 포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워싱턴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서 가진 미 헤리티지 재단 및 기업연구소(AEI) 공동초청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 도모 △남북간 상호주의 준수 △대북정책의 국민적 합의 역행 반대 △인권, 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수호 발전 △강력한 국방력 확보 등 전략적 포용의 5대 원칙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대북정책의 국민적 합의’에 대해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국민적 합의를 희생하면 안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고, ‘인권, 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수호 발전’에 대해선 “대북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통일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권, 민주주의 그리고 자유시장경제를 발전시키고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략적 포용 5원칙’은 이 총재의 평소 주장인 ‘대북 포용 3원칙’을 보다 세분화한 것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 총재가 연설에서 정부 여당의 대북 햇볕정책의 성과를 부분적으로 인정했다는 점. 그는 “지금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있지만 햇볕정책엔 어느정도 긍정적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북한의 심각한 위법행위와 도발을 억제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성과에 집착해 무리하게 추진하다 보니 국민적 합의가 무너졌고, 국민의 불안을 증폭시켰을 뿐만 아니라,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원칙 있는 포용’을 촉구했다. 이날 워싱턴 맥클린 힐튼호텔에서 열린 이 총재에 대한 교민환영회엔 7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총재는 인사말에서 “아직도 우리 국민들의 경제적 고통은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하루가 멀다않고 터져나오는 권력형 비리와 부정부패는 국민에게 깊은 좌절과 분노를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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