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은 조만간 이 수석에 대한 서면 또는 소환 조사를 통해 이씨를 엄 전 차장에게 연결시켜 준 경위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이날 다음주 초 이씨를 소환해 보물 발굴사업을 주도하면서 청와대 국정원 해군 등 국가기관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이익을 챙긴 혐의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또 이 수석을 상대로 이씨와의 접촉 경위 및 보물 발굴사업을 위해 국가기관들에 편의를 봐주거나 사업을 지원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 수석은 “99년 12월 초 이씨가 사무실로 찾아와 ‘보물이 매장돼 있다는 정보가 있는데 알아볼 길이 없겠느냐’고 문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익 차원에서 도움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청와대가 정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기관이 아니므로 정보를 다루는 국가정보원 같은 데서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씨가 ‘국정원에 연락을 좀 해달라’고 간청해 엄 차장에게 보물 매장 정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지를 물어봤으며 엄 차장으로부터 2000년 1월말이나 2월초 ‘정보를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어서 이씨에게 연락해 줬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이날 이씨가 2000년 1월22일 국정원 모 과장과 함께 해군본부에서 오승렬(吳承烈) 해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의 안내로 이수용(李秀勇·현 석유개발공사 사장) 해군참모총장을 직접 만나 해저 보물 발굴사업 지원을 요청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99년 12월 목포해양경찰서가 ‘밑바닥 구조물 확인을 위해 인력과 장비를 지원해 달라’는 국정원 목포출장소의 요청에 따라 특수기동대원 5명을 전남 진도군 죽도 부근 해역에 출동시켜 3차례에 걸쳐 구조물 확인 작업을 한 사실도 밝혀졌다.
특검팀은 천용택(千容宅) 임동원(林東源) 당시 국정원장도 보물 발굴사업에 대한 보고를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전 D금고 소유주 김영준(金榮俊·구속)씨의 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모 교수(41·여)를 24일 밤 임의동행 형식으로 소환해 조사했으나 특별한 혐의점을 찾지 못해 25일 돌려보냈다. 김 교수는 검찰 조사와 관련해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모 회사의 사장 등과 함께 사업 차원에서 지난해 6, 7월 김영준씨를 처음 만났고 8월1일경 한번 더 만났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검에서는 김씨와 몇 번 만났는지, 어떻게 알게 됐는지 등에 대해서만 조사받았으며 정관계 로비 등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고 조사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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