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다른 보물발굴사업도 비리 의혹”

  • 입력 2002년 1월 28일 19시 22분


이기호(李起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씨가 이용호(李容湖)씨의 보물 발굴사업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자, 한나라당은 현 정부가 승인한 다른 보물 발굴사업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해양수산부의 해저매장물 발굴 승인 현황
신청자해역발굴기간추정량(추정가액)현황
신동식 및
삼애인더스
여수시 삼산면2001.6.13∼2002.6.12금괴 30㎏(3억원)진행중
골드쉽옹진군 덕적면2001.2.1∼2003.1.31은 375㎏(9000만원)
동아건설울릉군 저동1999.10.5∼2004.12.31금괴류 500㎏(50억원)
신동식군산시 옥도면1999.9.15∼2002.8.27금 10㎏(1억원)
채상훈군산시 옥도면1999.9.15∼2002.9.14금5㎏,은 15㎏(6950만원)
조수찬군산시 옥도면1999.9.15∼2002.9.14금 6㎏,은 28㎏(1억원)
신동식군산시 옥도면2001.9.7∼2002.9.1금 10㎏(1억원)
삼애인더스진도군 임회면2001.5.1∼12.30금괴 등 보석 71㎏
(7억5600만원)
완료(발굴실적 없음)
신동식여수시 삼산면2000.7.11∼2001.5.16금괴 10㎏(2억원)
신동식태안군 근흥면/
서천군 마량리
1999.12.29∼2000.12.28금괴 10㎏(1억원)
소윤하진도군 임회면1998.9.14∼2000.10.30금괴 등 보석 15㎏(2억원)
신동식거제시 장목면1999.5.10∼12.15금괴 10㎏(1억원)〃, 해군이
승인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은 28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거제도 거문도 등 다른 곳에서 진행된 보물 발굴사업도 (경위가)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후 공식 승인된 보물 발굴사업은 12건으로 이 중 5건은 실적 없이 끝났고, 7건은 발굴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보물 발굴업자들이 매장된 보물의 추정량과 추정가액을 턱없이 부풀려 투자자를 모집, 주가가 폭등했다가 폭락하는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는 데도 정부가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것. 한나라당은 이 과정에서 여권의 누군가가 개입해 ‘자금’을 만들지 않았나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동아건설도 2000년 말 러시아 침몰선에서 50조원어치의 금괴를 인양한다는 소문이 증권가에 나돌아 한 달 만에 주가가 10배 이상 뛰었다. 당시 해양수산부는 규정에 따라 추정가액의 10%를 보증금으로 예치 받아 놓고도 “(추정)가액에 관해 어떠한 공식자료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내는 등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민주당 박용호(朴容琥)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해양수산부가 처음부터 발굴신청 현황을 공시해 소액투자자들을 보호해야 했던 것 아니냐”고 따진 적이 있다. 또 지난해 여권 실세들의 비호의혹을 제기했던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 의원은 28일 “이번 기회에 10여건의 다른 보물 발굴사업에 대해서도 여권 인사들이 개입했는지를 파헤쳐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우리가 보물 발굴사업 신청기업의 주가를 일일이 점검할 수도 없고, 증권감독원이 매장 보물의 추정가액을 문의한 적도 없다”며 “전화로 추정가액을 물어본 개별 투자자에게는 사실대로 알려줬다”고 해명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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