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李相周)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러가지 조사와 인사검증을 하고, 본인의 양해과정에서 잘 안돼 없던 걸로 했다”며 인선에 진통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이 실장의 개각관련 기자회견은 당초 예정된 오전 10시에서 30분 정도 늦춰지는 등 소동을 빚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당초 16대 총선 때 경기 성남시 분당을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상철(李相哲) KT사장을 기용하려 했으나 이 사장은 이를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 사장은 “KT의 민영화를 6개월 앞둔 상태에서 뒷마무리할 일이 많다”는 뜻을 주변에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재 민정수석도 김승규(金昇圭) 현 법무부 차관이 민정수석 제의를 거부함에 따라 자리를 지키게 됐다.
김 차관의 경우는 그가 ‘청와대행(行)’보다는 대검 차장을 선호했기 때문에 제의를 거부했다는 얘기가 검찰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입각 거부사태가 본인들의 입지를 고려해 청와대의 ‘영(令)’을 무시하는 권력 말 누수현상의 단적인 사례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권 말기에 장관 입각이나 청와대 입성(入城)에 따른 실익이 별로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거론된 두 사람이 (입각제의를) 고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하면서도, ‘입각제의를 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여운을 남겼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