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에서 내각제 개헌을 공론화한 중도개혁포럼의 핵심이 총재특보단장을 지낸 정균환(鄭均桓) 의원이라는 점, 민주당 내의 대선주자들을 접촉하며 내각제 개헌 필요성을 설득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진 김한길 전 문화관광부 장관 역시 김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라는 게 그 논거다.
한나라당은 박지원(朴智元) 대통령정책특보의 재기용이나 개각 당일 이루어진 DJP회동 등 일련의 움직임도 정계개편 작업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나라당은 정계개편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는 “3당 합당이 되기도 전에 민주당 소장파들이 되레 반발해 탈당할 것이고, 민주당이 자민련과 합당한다면 자민련 의원 15명 중 4, 5명은 우리 당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청와대는 “김 대통령의 정치 불개입 의지는 확고하다”며 김 대통령의 무관함을 강조하고 있다.
김 전 장관도 “이대로 가면 (대선 승리가) 어려운 만큼 세를 불리고 대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은 이전부터 줄곧 가져왔던 지론이나, 지난해 말에 외국에 나갔다가 21일 귀국해 누구와 사전 협의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 전 장관과는 별도로 당의 외연 확장을 명분으로 최근 여야의 원외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고 있는 정대철(鄭大哲) 상임고문도 “지금 김 대통령은 다른 사람을 앞세워 정계개편을 할 생각도 힘도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