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통령에 직격탄 "말 따로 행동 따로…못믿을 DJ"

  • 입력 2002년 1월 30일 18시 27분


“대통령은 개각에서 정치불개입, 선거중립 및 인사탕평 등 세가지 약속을 모두 저버렸다. 정권과 대통령의 권위는 실추됐고 국가적 리더십 부재라는 불행한 사태를 맞고 있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이 30일 총재단회의 브리핑에서 한 얘기다. 한동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해온 한나라당이 공세의 초점을 다시 김 대통령에게 맞추고 있다.

김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가 권력기관들을 동원해 보물탐사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 게 1차적 원인. 게다가 김 대통령의 ‘분신’인 박지원(朴智元)씨가 대통령정책특보로 전진 배치되자 한나라당은 전의(戰意)를 다지는 분위기다.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는 “대통령은 친인척 비리를 깊이 인식하지 못하고, 민심과 국내외 정세의 변화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당 대변인실은 98년 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부터 최근 부패방지위원회 임명장 수여식까지 김 대통령의 부패척결 관련 발언록을 배포하고 “김 대통령은 부패척결을 행동으로 실천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최경원(崔慶元) 전 법무부 장관이 경질된 데 대해서도 “(김 대통령이) 정치검찰에의 유혹을 못 버리고 있다는 증거”(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라고 다그쳤다.

한나라당은 다음달로 예정된 공적자금 국정조사에서도 이형택씨를 증인 및 참고인으로 채택, 김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의혹을 집중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해도해도 너무 한다”며 반발했다.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당무위원회의에서 “야당이 지방선거와 대선만을 의식해 이성을 잃은 작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회생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경제를 위해서라도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더 이상의 정치불안을 조장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대통령의 인사권 등에 대해서 연일 흠집내기에만 혈안인 것은 김 대통령을 무정부상태의 ‘식물대통령’으로 몰아가기 위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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