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對北포용정책 중추기관 'TCOG' 부시 취임후 유명무실

  • 입력 2002년 2월 7일 18시 18분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전까지만 해도 한미일 3국의 대북정책은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을 통해 계획 조율 추진됐다.

정부 당국자들은 6·15남북정상회담도 TCOG를 통해 이루어진 한미일 대북 공조의 산물이라고 말해 왔다. 실제 햇볕정책에서 TCOG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결정적이었다.

남북정상회담 직후 이해 7월 방콕에서는 남북, 북-미, 북-일간에 처음으로 연쇄 외무장관회담이 잇따라 열렸고 북-일 수교 교섭도 계속됐다.

또 북-미간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라는 ‘빅 이벤트’까지 계획됐다.

이때까지도 TCOG는 한미일간의 대북 행보를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했다.

그러나 대북 강경노선의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TCOG의 역할과 기능은 완전히 위축됐다. 우리 정부는 회의 때마다 미국과 일본을 향해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호소했지만 메아리가 없었다.

명칭만 있고 과거의 기능이 사라진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지난달 25일 서울 TCOG회의에서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확인했지만, 며칠 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악의 한 축’이라고 명명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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