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 "지검장-이형택-신승남씨 골프만 쳤겠나"

  • 입력 2002년 2월 7일 19시 04분


여야 의원들은 7일 국회 법사위에서 송정호(宋正鎬)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이형택(李亨澤)씨 수사를 둘러싼 의혹과 검찰인사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국민들은 검찰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며 “전문적 수사인력과 장비를 갖춘 검찰이 못밝힌 것을 소수의 특별검사팀이 밝혀낸 것은 ‘성역없이 수사하겠다’는 검찰의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수사능력은 없으면서 정치권에 줄을 대 인사청탁이나 하는 사람을 어떻게 조치했는지 공개하라”고 다그쳤다.

같은 당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2월4일 검찰총장과 합의한 법무부장관의 ‘검찰고위직 인사안’이 청와대의 개입으로 보류됐고, 특정지역 출신 검사들을 전진 배치하려는 정치권에 대해 검사들이 집단반발 움직임을 보였다는데 사실이냐”고 따졌다.

한나라당 윤경식(尹景湜) 의원도 “신임 서울지검장이 이형택씨와 신승남 전 검찰총장의 골프를 주선했고 그즈음 이용호씨에 대한 구명 움직임이 있었는데, 골프만 치고 다른 얘기는 없었다는 건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당 최연희(崔鉛熙) 의원은 “신승남-이형택씨의 골프회동이 수사중단 청탁과 관련이 있는지 밝히기 위해 검찰 내부의 감찰권을 발동하라”며 “국가 중추기관들이 게이트에 대거 연루됐는데도 대통령에게 보고도 안됐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고 몰아붙였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국무총리가 두 명이고 제1총리는 이형택씨라는 말이 나돌 정도인데, 대통령 처조카가 이 정도면 정말 가까운 친인척은 어느 정도일지 국민은 의문스러워 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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