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 총재의 한 측근은 8일 “20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형태로든 ‘한미간 공조에 이상이 없다’는 합의가 도출될 공산이 크다”며 “한미간 공조 균열에 대한 책임론 공세에만 치중할 경우 자칫 방향착오의 우(愚)를 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의 대북 강경노선이 국민적 반감의 확산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한나라당에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한나라당이 반미(反美) 분위기를 경계하면서도 미국의 강경대응에 쉽게 동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 기획위원회도 최근 이런 취지의 보고서를 지도부에 제출했다. 한 고위당직자는 “최근 일부 외신에 ‘한나라당과 미 공화당의 대북 노선이 일치한다’는 당 관계자의 인터뷰가 보도된 것은 경솔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 총재도 요즘 ‘북-미 간 대화’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 총재의 방미기간 중 발언내용에 대해 연일 비난공세를 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