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의 경우 지금의 개발속도로 볼 때 북한과 이라크 등은 2015년이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미 정보기관의 평가. 핵무기 역시 북한은 이미 1, 2개의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갖고 있으며 이란과 이라크 역시 5년 내에 개발할 능력이 있다는 게 미 측의 판단이다.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10여년 뒤엔 이들 국가가 미 본토에 미사일을 날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ICBM의 개발은 △대기권 재돌입시 고열에 견딜 수 있는 특수 합금의 개발 △5500㎞ 이상 대륙간 목표를 정확히 타격하기 위해 필요한 관성항법유도 장치 △핵무기 장착을 위한 핵탄두의 소형화 기술 등의 부족 등을 들어 미 측의 이 같은 판단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 때문에 미 측의 북한 등의 대량살상무기 위협 강조를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과 테러와의 전쟁 계속을 위한 ‘명분용’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사일 위협〓‘악의 축’으로 지목된 3개국 중 탄도미사일 분야에서 가장 앞선 나라는 북한이다. 81년 이집트가 구소련에서 사들인 스커드미사일을 들여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북한은 9년 만에 1500㎞ 노동 미사일을 개발한 데 이어 98년 8월엔 사거리 2000㎞의 대포동 1호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현재 북한은 알래스카까지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 6000㎞의 대포동 2호를 개발 중이라는 게 미 측의 판단이다.
이라크는 사거리 2500㎞의 알 아비드 미사일 개발에 나섰으나 91년 걸프전에서 패하며 유엔의 사거리 150㎞ 이상 대량살상무기 폐기 프로그램에 따라 개발이 중단된 상태.
이란은 사거리 1500㎞의 젤잘3과 2000㎞의 샤하브4 미사일을 개발중이다.
▽북한 커넥션〓미국은 특히 북한의 중동국가에 대한 미사일 수출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이 파악하고 있는 이른바 ‘북한 커넥션’은 북한이 미사일과 핵심 부품을 이란 시리아 리비아 파키스탄 등에 수출하고 그 판매대금으로 더욱 성능이 향상된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 경우에 따라서는 이들 중동국가가 북한에 미사일 개발비용을 대주는 경우까지 있다는 첩보다.
이 커넥션을 그대로 둘 경우 중동지역은 물론 동북아 안정까지 담보할 수 없다는 게 미국의 생각이다.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6일 상원 정보위 북한 관련 증언도 이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