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자는 13일 “미국은 북한의 WMD 문제가 최대 관심사인 만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정식 거론하려는 것”이라며 “다만 부시 대통령의 발언 수위, 그리고 우리 정부의 대응을 놓고 양국 간에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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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WMD 문제는 교착상태의 남북관계를 더욱 꼬이게 하는 민감한 사안”이라며 “우리 정부도 북한의 WMD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을 미국 측에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이미 6·15 남북정상회담에서도 ‘핵 미사일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하며 북-미가 대화해야 남북간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내용을 북측에 전달했다”며 “이를 공개적인 의제로 다루지는 않았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문제를 제기해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성홍(崔成泓) 외교통상부 장관은 12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임성준(任晟準) 대통령외교안보수석은 10일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각각 전화통화를 하고 한미 정상회담 의제 및 북-미 대화 재개방안 등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장관은 최 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부시 대통령의 방한이 성공하기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의하자”고 말했고, 라이스 보좌관도 임 수석과의 협의에서 “월드컵을 앞둔 한반도의 정세안정이 중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우리 정부가 추진했던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 등 합의문 형식의 발표는 미국 측의 소극적인 태도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양국 정상은 대신 기자회견 모두발언을 통해 각자 대북정책 등 현안에 대한 이해의 뜻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