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방한 해외언론 시각]NYT "부시 對北포용정책 강화해야"

  • 입력 2002년 2월 19일 18시 43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하루 앞둔 18일 서방 언론들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부시의 발언에 대한 한국의 반응을 잇달아 소개했다.

▽뉴욕타임스〓한미간에는 북한의 잠재적 위협에 대한 이견이 거의 없다. 그러나 양국은 평양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관해 선 현저하게 다른 전략을 취해왔다. 미국의 대북정책보다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접근방식이 보다 적절하고 유망하다. 북한은 이라크나 이란과는 달리 재래식무기의 규제 협상을 기꺼이 벌이겠다는 태도를 취해왔고 워싱턴과의 합의도 준수해왔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방한을 계기로 부분적으로 최근 몇달간 워싱턴의 강경한 수사(修辭) 때문에 추진력을 상실한 한국의 대북포용정책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워싱턴포스트〓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이라고 비난한 뒤 아시아지역에 불안이 조성되고 있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으로 50년에 걸친 남북간 적대감을 걷어내고 대북포용정책을 전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으로 당혹해하고 있다.

▽슈피겔(독일의 주간지)〓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함으로써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격침시켰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주민은 굶주리게 하면서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로 무장한 위험한 국가’라고 비난한 데 대해 한국민도 대부분 동의한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미사일방어(MD)체제의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이 가상적국으로 계속 남아있을 필요가 있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LA타임스〓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부시 대통령의 한국 방문이 반미주의를 자극하고 있다. 백악관의 ‘악의 축’ 해명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국인은 부시 대통령의 발언을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전쟁을 할 계획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며칠간 서울에서 일어난 학생시위 등은 부시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F15K 전투기를 구입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다.

▽미국의 CNN방송〓인터넷웹사이트에서 ‘부시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이 한국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가, 혹은 해가 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해가 될 것’이라는 응답자가 1만7533명으로 전체의 55%에 달했다.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답변은 전체 응답자 3만1636명 중 45%인 1만4103명이었다.

▽이즈베스티야(러시아의 일간지)〓한국 정부는 부시 대통령이 사용한 ‘악의 축’이란 용어에 혐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주요 언론은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부시 행정부를 혹독히 비난하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