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햇볕정책의 전도사’인 임동원(林東源) 대통령외교안보통일특보와 ‘미국의 반테러 세계전략가’인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논리 대결. 북한 김정일(金正日) 정권을 ‘깡패 정권’이라고 스스럼없이 부르는 라이스 안보보좌관의 강경한 대북관을 임 특보 특유의 ‘햇볕론’으로 얼마나 녹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라이스 보좌관은 구소련 및 동유럽권이 붕괴할 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89∼91년)으로 일하며 사회주의국가들을 자본주의로 유도하는 이론적 근거를 제시, ‘체제전환 전문가’라는 별명을 얻었던 인물이다.
당시 주미 대사를 지냈던 박동진(朴東鎭) 한국외교협회 명예회장은 “라이스 보좌관은 공산권 전문가로,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그의 머리에서 주로 나온다”고 말했다.
임성준(任晟準) 대통령외교안보수석은 라이스 보좌관의 공식 카운터파트지만 외교부 차관보 시절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에서 호흡을 맞췄던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도 대북 공조방안을 논의해야 하는 ‘1인 2역’을 담당해야 할 처지.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인 경제통상 분야는 한덕수(韓悳洙) 대통령경제수석과 황두연(黃斗淵) 통상교섭본부장이 미측 경제통인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을 ‘더블 마크’할 예정.
시장개방론자이면서 ‘DJ노믹스(김 대통령의 경제정책)’를 가장 잘 이해한다는 한 수석이 통상압력으로 ‘악명’높은 카드 실장을 어떻게 상대할지가 관전 포인트.
차세대 전투기(FX) 사업과 관련해서는 김동신(金東信) 국방부 장관이 피터 로드맨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를 상대한다. 최성홍(崔成泓) 외교통상부 장관은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이번에 첫 대면을 한다.
한편 ‘첫 여성 청와대 대변인’인 박선숙(朴仙淑) 대통령공보수석도 정상외교 무대에 처음 등판해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과 맞상대하게 됐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