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 총재는 격려사에서 “우리는 무엇보다 성공적이고 멋진 대통령 후보 경선을 이뤄내야 한다”며 “국민참여 경선제가 학연과 지연 그리고 온갖 사조직에 의존하는 ‘국민동원 선거제’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으나, 이 총재가 말한 ‘아름다운 경선’의 전도(前途)는 불투명하다.
당장 박근혜(朴槿惠) 부총재가 경선 불참을 선언하면서 자칫 이번 전당대회가 이 총재의 ‘추대식’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박 부총재는 이날 대구를 방문하고 귀경길에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선 불참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다만 탈당 여부에 대해선 “마지막까지 고심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28일 자신의 거취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다음은 문답 요지.
-공정 경선 가능성은 없다고 보나.
“우여곡절 끝에 국민경선제는 받아들여졌지만 문제의 핵심은 정당개혁이다. 정당개혁의 요체는 1인지배체제 극복이며, 이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참여 경선은 빛을 잃게 된다. 열 길을 파야 물이 나오는데 일곱 길만 파면 무슨 소용이 있나.”
-대선 후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키로 했는데….
“말이 되는 소리냐. 지금도 못하는데 대통령 당선 후 권력이 집중된 상태에서 가능하겠느냐. 정치개혁에도 때가 있는 법이다. 제왕적 총재 체제를 지금 안 고치면 제왕적 대통령이 나온다.”
-마음이 바뀔 가능성이 있나.
“(당헌 개정안이) 당무회의를 거칠 때 이미 끝났다.”
-이총재와다시만날 용의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다른 비주류 의원들과도 논의했나.
“아니다. 어떤 분은 다른 생각을 가진 것 같고….”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