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중진인 이부영(李富榮) 부총재는 총재단회의에서 “당 지도부의 방침에 무조건 순응하는 당 분위기가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박 의원의 탈당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에 합의추대론이 나오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 부총재는 내심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나설 뜻을 굳히고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도 회의에서 “경선이 모양만 갖춘 것으로 끝나면 안되며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이 보장돼야 한다. 나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부총재의 의견에 동조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총재의 발언은 합의추대론이 적절치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3역 간담회에서도 합의추대론이 적절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가 이처럼 쐐기를 박음에 따라 당내 일각에서 거론된 합의추대론은 잠시 주춤해지는 분위기이나,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 총재의 한 측근은 “이 부총재가 대선후보 경선에 나설 경우 ‘들러리 경선’ 시비에 휘말릴 것이라는 지적이 많아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고민 또한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 고위당직자는 “김덕룡(金德龍) 의원이 아니라 이 총재와 손을 잡은 이 부총재가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는 것은 아무래도 모양이 좋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