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이사장 이미일·李美一)는 5일 “1952년 당시 공보처 통계국이 작성한 전국 피랍자 8만2959명의 명단과 피랍장소, 신원 등이 수록된 ‘6·25사변 피랍자명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명단에 따르면 피랍자 중에는 구중회 백관수 장병만씨 등 제헌국회의원, 권대술 서울 중구청장, 성해원 미국 대사관 통역관, 이주신 서울지검 부장검사 등이 포함돼 있다.
또 김근호 배재학원 이사장, 백범기 서울 전농초등학교 교장, 안찬수 연합신문 편집부국장 등도 포함됐다.
협의회 측은 8만여명의 피랍자 중 현재 40여명만 구체적으로 신원을 확인했으며 앞으로 계속 신원 확인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그동안 6·25전쟁 당시의 전국 피랍자 수만 알려졌을 뿐 구체적 명단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로써 월북자와 피랍자를 분명히 구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또 “피랍자 중에는 그동안 ‘월북자’로 잘못 알려져 수십년간 가족이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본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명단 확인을 통해 명예회복은 물론 정부 측에 피해보상 요구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