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납북자 8만명 명단 첫 발견

  • 입력 2002년 3월 5일 14시 54분


6·25 전쟁 당시 남한 전역에서 북한에 납치된 8만2000여명의 명부가 처음 발견됐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이사장 이미일·李美一)는 5일 “1952년 당시 공보처 통계국이 작성한 전국 피랍자 8만2959명의 명단과 피랍장소, 신원 등이 수록된 ‘6·25사변 피랍자명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명단에 따르면 피랍자 중에는 구중회 백관수 장병만씨 등 제헌국회의원, 권대술 서울 중구청장, 성해원 미국 대사관 통역관, 이주신 서울지검 부장검사 등이 포함돼 있다.

또 김근호 배재학원 이사장, 백범기 서울 전농초등학교 교장, 안찬수 연합신문 편집부국장 등도 포함됐다.

협의회 측은 8만여명의 피랍자 중 현재 40여명만 구체적으로 신원을 확인했으며 앞으로 계속 신원 확인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그동안 6·25전쟁 당시의 전국 피랍자 수만 알려졌을 뿐 구체적 명단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로써 월북자와 피랍자를 분명히 구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또 “피랍자 중에는 그동안 ‘월북자’로 잘못 알려져 수십년간 가족이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본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명단 확인을 통해 명예회복은 물론 정부 측에 피해보상 요구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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