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고문 "당내서도 진심 몰라주니…"

  • 입력 2002년 3월 5일 18시 18분


불법 정치자금 파문의 한가운데 서 있는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은 5일 “충정 어린 고백을 정쟁화하는 것은 상생의 정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와 만나 “한나라당이 ‘김근태 개인’을 비판하는 것은 기꺼이 받아들이겠지만,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의 격려금을 문제삼거나 국민참여경선제 자체를 흠집 내는 것에 대해서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권력형 부정부패를 예방하는 제도적 정치개혁을 이뤄야 한다는 충정이 당내에서조차도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현실을 잘 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라도 이대로는 안 된다. 국민참여경선제가 지금처럼 돈과 조직으로 얼룩지는 것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분명히 반대해 나갈 것이다”고 거듭 밝혔다.그는 “내 고백이 제도적 개선의 계기가 되지 않고 한때의 정치적 소용돌이로 끝난다면 앞으로 누가 나와 같은 시도를 하겠는가”라며 정치권이 문제의 본질인 정치개혁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 측근은 “김 고문은 지금 현실정치를 모르는 바보가 되느냐, 아니면 자신을 불태워 세상을 밝히는 촛불이 되느냐의 불안한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