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경선구도 변화조짐]대선 결국 '多者 대결'로 가나

  • 입력 2002년 3월 7일 18시 20분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 의원의 7일 부총재직 사퇴는 한나라당의 대선 전열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사퇴가 아니라 이회창(李會昌) 총재 체제에 대한 정면 도전의 성격이 짙게 감지되기 때문이다.

강 의원은 특히 같은 민주계 중진인 김덕룡(金德龍) 의원의 탈당 임박설이 나도는 와중에 사퇴 선언을 강행,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교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강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 총재의 지지율의 실체가 불확실하다. 돌발사태가 터지면 어려워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 당은 비판적 주장이 수용되지 않는다.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분위기가 경직되어 있다"고 이 총재의 당 운영을 비판했다.

강 의원은 탈당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는 당이 잘되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탈당은 지금 답변할 성격이 아니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그러나 강 의원은 평소 사석에서 "올 대선정국은 정계개편으로 요동칠 것이다. 그 때 나의 거취를 정하겠다"고 말해왔다. 그의 행보가 당내 투쟁 에 머물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또 강 부총재가 최근 이 총재의 회동 제의를 두 번 거부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설(說)로만 나돌던 김덕룡 의원의 탈당 움직임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과 가까운 박명환(朴明煥), 강인섭(姜仁燮) 의원 등이 김 의원의 당 잔류를 설득하고 있지만, 특별한 상황변화가 없는 한 김 의원의 탈당은 기정사실로 굳어져가고 있다는 게 김 의원 측근들의 전언이다. 강 의원도 "이 총재와 김 의원 사이의 불신의 골이 깊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관심의 초점은 강, 김 의원의 움직임이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예고해 온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의중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다.

강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명색이 5선인데 YS의 지시에 따르겠느냐"고 말했지만 평소 그는 "나는 YS와 같이 갈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김 의원은 조만간 YS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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