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놓고있다 당했다”…한나라 내부 대비미흡 비판

이회창(李會昌) 총재 일가의 빌라 문제와 비주류 의원들의 연쇄이탈 움직임 등 한나라당에 내우외환이 잇따르자, 당 지도부의 대응전략 부재에 대한 비판론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국민적 여론을 감안, 확전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당직자는 7일 민주당이 집중공격하고 있는 이 총재의 종로구 가회동 빌라 문제와 관련, “97년 대선 당시 이 총재 아들 병역면제 시비의 악몽이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이 당직자는 이어 당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일가의 비리의혹을 물고 늘어질 때 여권의 역공이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총재 주변에 대한 점검과 대비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당 관계자들은 “가족문제에 대해서는 말도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가 문제를 더 키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만제(金滿堤) 의원은 “이 총재가 총체적 국정난맥과 대비되는 대안세력으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참모진의 전략부재를 탓했다.

또 국민경선제와 지도체제 문제에 관해서도 이 총재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박근혜(朴槿惠) 의원이 새로운 요구조건을 내걸 때마다 임기응변식으로 끌려가다 결국 비주류 포용에도 실패하고 개혁의지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초·재선 의원들의 비판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총재비서실 관계자는 “이 총재는 빌라문제 등에 대해 솔직히 ‘문제’가 되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참모진의 역할 조정을 통해 향후 예상되는 여권의 공세에 대한 사전대비 태세를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