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폭로공방전 갈수록 격화

  • 입력 2002년 3월 7일 19시 22분


민주당은 7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서울 가회동 빌라를 ‘가족타운’으로 규정하고 자금출처를 밝히라고 압박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일가의 재산과 관련된 추가폭로를 예고, 여야의 폭로공방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이 총재가 사돈집이라 하더라도 105평 빌라에서 47개월간 공짜로 산 것은 4억7000만원의 증여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빌라에서 공짜로 살았다면 증여세를 포탈한 것이며 전세로 살았으면 재산신고를 하지 않았으므로 공직자 윤리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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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하와이대 동서문제연구소의 무급연구원인 정연(正淵)씨가 무슨 돈으로 미국에 체류하고 가족들의 생활을 꾸리며 수시로 드나드는 항공료는 어떻게 감당하는지 궁금하다”며 정연씨의 자금출처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도 “2층은 아들부부가 살고 있고 3층은 이총재 부부, 4층은 딸 부부가 살고 있는 가회동 빌라는 한마디로 이총재의 ‘가족타운’”이라며 “한 채에 105평하는 이 빌라의 총 평수는 315평이므로 가족 한 사람당 52평에 살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남경필(南景弼) 한나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40년 집사인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와 40년 비서실장 권노갑(權魯甲)씨가 명백한 범법 혐의를 받고 있는데도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통령 일가와 아태재단의 절연을 선언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덮어 씌우기식 공세를 계속하면, 대통령의 위신을 고려해 차마 제기하지 않았던 대통령 일가 재산 관련 자료를 공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은 당3역회의에서 “이수동씨가 국가기관 인사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 것은 국기를 흔드는 국정농단 사건이다”며 “이씨의 모든 의혹은 대통령과 통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오(李在五) 총무도 “현 정권 권력형 비리의 주요 고리인 아태재단과 이수동 권노갑씨 등 실세들의 비리에 대한 특검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며 “이명재(李明載) 검찰총장은 진상을 성역없이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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