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제주경선]노무현-이인제 1.7%P차 혼전

  • 입력 2002년 3월 10일 18시 19분


울산 종하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국민경선대회장의 모습.
울산 종하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국민경선대회장의 모습.
9, 10일 제주와 울산에서 잇따라 치러진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 결과는 일단 노무현(盧武鉉) 이인제(李仁濟) 후보의 각축 양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종합 선두인 노 후보의 득표율이 25.1%에 그친 데다 2위인 이 후보와의 격차도 1.7%에 불과해 누구도 초반에 대세를 장악하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또한 아직은 김중권(金重權) 한화갑(韓和甲) 후보와의 격차도 아주 큰 편은 아니다.

하루만에 순위가 요동친 두 지역 경선은 제주의 경우 조직표의 위력이, 울산은 지역정서가 후보 간의 우열을 가른 큰 요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탄탄한 당내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제주에서 선두를 차지했던 한 후보가 울산에서 4위로 처진 것이나, 제주에서 5위에 그쳤던 김 후보가 울산에서 2위로 올라선 것도 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 선거인단의 투표참여율이 낮았던 것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총 투표율은 제주에서 85.2%, 울산에서 71.4%를 기록했으나 투표 불참자 대부분이 국민선거인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 30대의 투표참여가 저조해 제주의 경우 투표 참여자 중 20대의 비중은 6.9%, 30대는 26.8%였던 반면 40대는 34.8%, 50대 이상은 31.4%로 나이가 많은 세대일수록 투표 참여율이 높았다.

이는 젊은 층 국민선거인단이 불러일으킬 ‘바람’에 큰 기대를 걸었던 노 후보와 정동영(鄭東泳)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노, 정 두 후보 진영에서는 “선거인단 공모 과정에서 조직적인 동원이 횡행하는 바람에 투표 참여율이 낮았고, 그 결과 당심과 민심이 괴리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다른 지역 경선에서도 국민참여경선제 도입 취지와는 달리 국민선거인단 보다는 대의원 및 당원 선거인단의 선택이 전체 판세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제주에서 한화갑 후보는 서귀포-남제주 지구당위원장인 고진부(高珍富) 의원의 지원으로 이 지역 당원층에서 70% 안팎의 몰표를 얻었다. 또 울산에서 김중권 후보는 시지부와 남구 지구당의 막판 지원을 이끌어내 종합 3위로 부상했다.

제주와 울산 지역 선거인단 규모는 전체 선거인단(6만9999명)의 3%를 약간 웃도는 정도이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한 만큼 경선 초반전 판세는 이번 주말 광주(16일)와 대전(17일) 지역 경선을 거쳐야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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