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개표 표정]김중권 고무…한화갑 "지역주의 절감"

  • 입력 2002년 3월 10일 18시 19분


주말과 휴일에 제주 울산에서 잇따라 실시된 민주당의 국민참여 경선은 초반부터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거나 예상 밖의 결과가 나타나 관심을 고조시켰다.

▽각 주자 반응〓울산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종합 1위를 차지한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울산 선거인단 개표결과 발표 직후 “지지기반이 두꺼운 울산이라는 지역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흐름에서 자신을 준 성과”라며 만족해했다. 노 후보 측 운동원들도 개표결과가 발표되자 일제히 ‘와’ 하는 함성을 지르며 ‘노무현’을 연호하는 등 축제 분위기.

종합순위에서 노 후보에게 밀려 2위를 차지한 이인제(李仁濟) 후보 측도 “사실상 적지나 다름없는 취약지에서 2위를 차지한 데 만족한다”며 광주에서 대세를 잡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제주에서는 5위에 그쳤으나 울산에서 2위를 차지, 종합 3위로 뛰어오른 김중권(金重權) 후보는 “나의 국정경험을 높이 평가한 결과”라고 크게 고무된 모습이었다.

반면 제주에서 1등을 차지했으나 울산에서 4등에 머문 한화갑(韓和甲) 후보 측은 “한국정치에서 지역주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는 사실을 절감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동영(鄭東泳) 후보는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이제 마라톤의 첫 5㎞를 뛰었다”고 자위하는 표정이었고 6, 7위에 그친 유종근(柳鍾根) 후보와 김근태(金槿泰) 후보는 “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선 주변 이모저모〓제주 경선에서 후보간 인신공격이 기승을 부리자 김영배(金令培) 선관위원장은 10일 울산 경선대회 도중 “어떤 후보는 어제 15분 연설 도중 무려 14분을 타 후보 비방에 할애했다”며 “만약 개선되지 않으면 해당 후보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 이 같은 경고 탓인지 이날 후보자들은 제주지역 경선 때와 달리 타 후보 비방을 자제하고 지역공약과 비전 제시에 주력했다. 한편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신기남(辛基南) 추미애(秋美愛) 의원은 울산지역 투표장에 나온 대의원들과 악수를 나눠 ‘사전 선거운동이 아니냐’는 눈총을 받기도 했다.

▽야당 반응〓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10일 논평을 통해 “막강한 자금과 조직을 앞세운 후보들이 두 지역 경선에서 1, 2, 3위를 차지한 것은 결국 선거인단에 포함시켰다는 소위 ‘국민’이 대부분 ‘진짜 국민’이 아니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동원경선이 결국 민의와 동떨어진 결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울산〓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제주〓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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