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정한대로" 이총재 원칙고수 천명

  • 입력 2002년 3월 10일 18시 26분


‘그대로 간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10일 일본으로 출국하기 직전 기자간담회에서 당 내분사태 및 향후 정국 대응의 기본 방향을 이렇게 정리했다.

박근혜(朴槿惠) 의원 탈당에 이어 김덕룡(金德龍) 의원의 탈당 움직임, 강삼재(姜三載) 의원의 부총재직 사퇴, 홍사덕(洪思德) 의원의 서울시장 경선 불참 선언 등 계속 악재가 터져나오고 있지만 그 때문에 궤도수정을 할 수는 없다는 얘기였다.

이 총재 측은 대선 전 집단지도체제 도입 등 비주류 측 요구의 수용 여부를 검토한 결과, 경선 일정이 이미 확정된 상태에서 정치 일정을 변경하면 오히려 당내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대신 이 총재 측은 정치권 일각의 정계 개편 움직임이 ‘야당 분열 음모’라는 데 초점을 맞춰 ‘제3 신당’ 추진세력의 기세를 꺾는 한편 파상적인 대여(對與) 공세를 재개함으로써 난국을 헤쳐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가 10일 “이번 주부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친인척의 권력형비리를 폭로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전략에 바탕하고 있다. 한편 이 총재는 일본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등 일본의 정 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난 뒤 13일 오후 귀국할 계획이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출국회견 문답 요지.

-당내 동요가 심하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우리 당은) 큰 당이니까, 가지나 나무가 흔들리긴 하지만 거목의 큰 줄기는 흔들리지 않는다.”

-경선이 차질을 빚고 있는데….

“무조건 민주당을 표본으로 봐서는 안 된다. 복수의 후보자가 없어 경선이 어려우면 그런 대로 민주적이고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가면 된다.(경선이면 좋고, 아니면 나쁘다는 식의) 흑백논리로 보지 말라.”

-서울 가회동 빌라 4층의 실소유주가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의 셋째며느리인데….

“실제 소유주가 A인지 B, C인지 내가 어떻게 아나.”

-홍사덕 의원을 만났나.

“만나려고 했으나 잘 접촉이 안 된다. (서울시장 경선은) 당규에 정한 대로 할 것이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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