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 총재의 딸 연희씨 부부가 월세로 입주한 402호의 등기상 소유주는 전두환(全斗煥) 전대통령의 셋째 며느리 이윤혜(31)씨로 밝혀져 이목을 끌고 있다. 비자금사건 추징금을 완납하지 못한 전 전대통령이 아들에게 빌라를 사준 것이라면 압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402호는 계속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10일에도 ”이 총재의 ’빌라 타운’ 기자회견은 해명이 아니라 변명”이라며 ”월세 900만원에, 전세만 10억원에 달하는 호화판 빌라를 공짜로 빌려준 ’가까운 친척’을 밝히지 않고 어물쩍 넘어 가는 데는 말못할 사정이 있는 것”이라고 공세를 거듭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소유주가 누구인지 어떻게 아느냐”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최근 가족회의에서 적절한 시기에 이사를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있는 아들 정연(正淵)씨 부부가 국내에 들어올 때 잠시 사용한다는 202호의 실소유주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등기상 202호의 소유주는 김모씨(34)로 돼 있으나 여권에서는 실소유주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총재는 202호에 대해 8일 간담회 때 ”전세를 얻은 가까운 친척으로부터 가끔 빌려쓴 것”이라고 해명했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실소유주는 한나라당 L 전의원”이라거나 ”202호를 빌려준 전주(錢主)와 이 총재를 연결시켜 준 사람은 이 총재와 가까운 L 전의원이나 Y 전의원, 또는 K 의원이다”는 등의 제보를 입수하고 확인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L 전의원은 ”그런 빌라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일축했고,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등기 명의자인 김모씨 소유인 게 사실이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이 총재가 살고 있는 302호도 소유자는 사돈인 최기선씨(64· 이 총재 사위인 최명석 변호사의 부친)로 돼 있지만, 최씨는 명의만 빌려줬을 뿐 실제 전주는 따로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총재가 ”97년 대선후 막상 살 집이 없어 사돈이 구해놓은 집에 들어가 살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민주당은 ”사돈이 빌라를 구입한 시점은 98년 1월이고, 이 총재가 입주한 시점은 98년 4월로 이 빌라는 처음부터 이 총재를 주기위해 샀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