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자금의 공정하고 투명한 운용을 감시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출범한 대선 감시 시민옴부즈만 (김성수 성공회대 총장 등 18인)은 11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부 후보들이 일당을 주고 박수부대를 동원하고 선거인들에게 식사와 돈을 제공하는 현장을 적발했다 고 밝혔다.
옴부즈만이 공개한 비디오테이프와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10일 정오경 울산 종하체육관에서의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투표를 앞둔 선거인단 30여명이 이 후보의 선거운동원 손모씨에게서 체육관 인근 K식당에서 26만5000원 상당의 점심식사를 제공받았고 식사비는 이 후보의 울산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의 운전기사 노모씨가 지불했다는 것.
일부 선거인은 식사 직전에 Y다방에서 손씨에게서 '1번은 이인제를 찍고 2번은 유종근을 찍어라'는 부탁을 받았고 손씨는 식사 도중에 '이인제 후보를 밀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옴부즈만은 주장했다.
비디오테이프에는 손씨에게서 10만원이 든 현금봉투를 받은 50대 여성의 진술도 담겨 있었다. 이 여성은 "돈 준 사람 이름은 모르지만 봉투에 10만원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옴부즈만은 9일 오후 1시경 제주 한라체육관 입구에서 제주대 컴퓨터동아리 소속 대학생 30여명이 김 후보 측에서 일당 2만원을 받고 동원됐다는 여대생의 증언도 공개했다.
한편 이 후보 보좌관 이창우씨는 점심식사와 현금이 선거인단에게 제공된 사실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 며 당내 경선은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와 달리 자발적인 선거운동원이 워낙 많고 선거운동원 수에 대한 규정이 없어 선거운동에 대한 경계가 애매하다 고 말했다.
김 후보 선거대책본부 서정화 본부장은 "제주선거대책본부에서 보고받은 적도 없고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