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인제, 본선서 누가 더 셀까

  • 입력 2002년 3월 14일 18시 37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초반부터 이인제(李仁濟) 노무현(盧武鉉) 두 후보가 ‘양강(兩强)’ 구도를 형성하며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자 당 안팎에서 “누가 더 본선경쟁력이 있느냐”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당내의 시각은 지지성향에 따라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우선 노 후보의 본선경쟁력을 높게 평가하는 측은 노 후보가 영남출신인 데다 서민적이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꼽는다.

이들은 우선 2000년 총선 기준으로 영남 지역 유권자수는 937만명(전체 유권자수의 28.1%)으로 호남 충청 강원 지역유권자를 합친 숫자(835만명)보다 많고, 노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되면 부산을 비롯한 영남권 정서도 달라질 게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또 노 후보의 서민적 이미지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귀족적 이미지를 꺾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분석한다. 이해찬(李海瓚) 의원은 “노 고문이 ‘서민’과 ‘귀족’의 대결구도로 몰고 가면 표를 많이 얻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노 후보의 본선경쟁력에 강한 의구심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민주당 수도권 지역의 한 3선 의원은 “노 후보는 보수층이 반대하기 때문에 서울 및 경기 지역에서 득표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중진도 “최근 경제 5단체장을 만나 보니 노 후보에 대해 반감이 아주 많더라”고 전했다.

이인제 후보 측은 97년 대선에서 확인된 고른 지지율,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의 높은 인지도, 경기지사와 노동부장관 등을 역임한 국정경험, 젊고 강한 이미지 등을 본선경쟁력 우위의 근거로 꼽고 있다.

이 후보 측은 또 노 후보에 비해 이 후보가 상대적인 안정감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다 박근혜(朴槿惠) 의원의 한나라당 탈당으로 다자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영남표의 분산 등 ‘황금분할’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반면 이번 대선 또한 지역구도로 전개될 것이 분명한 만큼 본선에서는 노 후보에 비해 불리하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이 후보의 경우 영남지역에서는 ‘이인제 학습효과’ 때문에 득표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野 "노후보가 더 껄끄러워"▼

한나라당 측은 이 후보보다 노 후보가 껄끄러운 상대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실제 일부 언론 여론조사에서 양자 대결구도의 경우 노 후보가 이 총재를 앞선 것으로 나온 데 대해 한나라당 측은 “일시적 거품”이라고 무시하면서도, 노 후보와 대결할 경우를 상정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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