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당무 2선 후퇴”

  • 입력 2002년 3월 19일 17시 53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 출마 선언 후 총재권한대행을 지명한 뒤 당무에서 물러나고, 5월 전당대회에서 총재로 재선출될 경우에도 곧바로 총재권한대행 체제를 출범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민주당이 증여 의혹을 제기한 서울 가회동 빌라 문제에 대해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빠른 시일 내에 이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 ‘원정 출산’을 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킨 손녀에 대해서도 “국내법에 따라 출생신고를 마쳤다”고 해명했다.

이 총재는 측근 정치 논란에 대해 “스스로 측근임을 내세워 당 운영과 부총재 경선에서 불공정 행위를 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으나 “측근으로 지목된 인사들에게 경선 불참 요구를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전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해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자는 비주류 측 요구에 대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며 5월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 경선과 총재 경선에 모두 출마할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덕룡(金德龍) 홍사덕(洪思德) 의원은 이날 ‘우리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이 총재의 수습 방안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국민을 속이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두 의원은 “이 총재의 수습방안은 정치개혁과 정당 민주화라는 시대적 대의에 역행하고 거짓과 위선, 미봉책으로 점철돼 있다”며 “한나라당이 여전히 이 총재의 1인 지배 정당임을 이 총재 스스로 거듭 확인했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이번 주 중 탈당 여부를 포함해 향후 대처 방안을 밝힐 예정이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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