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이거냐" 한나라 비주류 격앙

  • 입력 2002년 3월 19일 18시 08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19일 기자회견에 대해 비주류는 물론이고 중도성향의 일부 의원들까지 “이 총재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영춘(金榮春) 의원은 “한나라당이 집권하지 못하면 이 총재 책임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자유롭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생각하겠다. 개인 이익이나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해 김덕룡(金德龍) 의원과의 동반탈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20일 당직(대외협력위원장)을 사퇴할 예정이다.

또 김원웅(金元雄) 의원은 “이 총재가 한나라당의 집권에 짐이 되고 있다. 후보 교체 문제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최병렬(崔秉烈) 부총재도 “전당대회 후 총재권한대행체제를 도입하면서 이 총재가 총재직에서 사퇴하지 않는다면 비주류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의원총회에서도 공방이 벌어졌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이 이 총재 회견을 지지하는 결의문을 채택하자며 박수를 유도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내용도 모르는 결의문을 어떻게 채택하느냐”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부영(李富榮) 부총재는 “박수나 치고 결의안이나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당을 운영해온 게 문제다”고 비판했고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모두를 만족시키려다 모두의 불만을 사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총재직에 대한 이 총재의 집착이 대단히 강한 것으로 보여 유감이다. 자택 문제에 대해서도 이 총재가 어떤 연유로 남의 집에 얹혀 사는지, 왜 114평 빌라 3채가 필요했는지 등의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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