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정당보조금 관리 부실

  • 입력 2002년 3월 19일 19시 00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매년 260억원 이상 지급되는 정당 국고보조금과 관련, 정당이 제출하는 회계보고서의 적정성 여부를 심사한 뒤 미비할 경우 보완 요구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이행치 않는 등 관리를 부실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9일 선관위를 대상으로 각 정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 관리실태를 감사한 결과 선관위는 정당이 제출한 2000년도 국고보조금 지출증빙서류에 1999년도 명세서가 포함됐으나 보완요구를 하지 않았고, 국고보조금 수입과 지출액에 차이가 나는 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선관위는 또 정당의 중앙당이 하급 당 조직에 내려보낸 금액과 하급 당 조직이 받은 금액 사이에 차이가 발생, ‘배달사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 같은 감사결과를 토대로 중앙선관위원장에게 정당 회계보고 사항에 대한 자체심사를 강화하고, 각급 선관위 심사업무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주의 요구했다.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이번이 처음이며 감사원은 앞으로 매년 선관위를 감사할 계획이다.

그러나 감사원은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평소와는 달리 정당명과 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정치권을 의식한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비판을 샀다.

이에 감사원 측은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조사에 그친 불완전한 측면이 있어 문제가 된 정당명과 금액을 밝히지 못했다”며 “예민한 시기라 특정 정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해명했다.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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