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1월31일) 이후 각종 대화의 문을 닫아걸었던 북한이 자발적으로 대화를 제의했다는 점에서 북-일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관영 중앙방송에 따르면 북한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담화에서 “최근 일본에서 아리모토 게이코(有本惠子·납치 당시 23세)라는 여성이 1983년에 납북됐다는 증언이라는 것이 나와 소란을 피우고 있는데 우리는 그를 유혹하거나 납치한 일이 없다”며 이같이 제안했다.북적 대변인은 “그렇지만 우리는 행방불명자 조사사업을 계속하기로 했다”며 “일본 적십자사와 편리한 시기에 회담을 진행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북한이 지난해 12월에 중단한 행방불명자 조사사업을 재개키로 했다는 점에서 비교적 성의 있는 태도로 접근하는 것 같다”며 “특히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납북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북식량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을 염두에 둔 제의로 해석된다”고 말했다.북한은 2000년 10월 중국 베이징(北京) 일본대사관에서 열린 11차 북-일 수교협상 이후 일본과는 별다른 접촉을 갖지 않고 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