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 총재는 26일 기자회견에서 최고위원 경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대표 최고위원을 맡지 않겠다고 못박지는 않았다. “대통령후보가 대표최고위원을 겸임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도 분명한 언급을 피했다.
초재선 지구당위원장 모임인 미래연대도 대통령선거운동을 효율적으로 벌이기 위해 대선 때까지만 대선후보가 대표최고위원을 맡게 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이 제안이 채택되면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대선후보가 되면 한시적으로 당권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비주류의 오해를 살 수 있다. 이 총재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을 다 버리겠다”고 말해놓고 이면으로 자신이 당권을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고위원 당선자 중 최다 득표자가 대표를 맡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총재도 19일 기자회견에서 최다득표 부총재를 총재권한대행으로 지명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대표와 관계없이 5월 전당대회에서 ‘포스트 이회창’을 노리는 중진들의 치열한 경합이 벌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이번에 대표를 맡게 되면 대선 후 한나라당 당권 장악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최병렬(崔秉烈) 박희태(朴熺太) 강재섭(姜在涉) 김기배(金杞培) 부총재 등이 벌써부터 뛰고 있고 ‘쥐새끼’ 발언으로 부총재를 사퇴한 하순봉(河舜鳳) 의원도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말이 나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