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지 국무副장관 "美, 김정일축출 원치않아"

  • 입력 2002년 3월 28일 22시 14분


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7일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미국은 북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행동의 변화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공개된 미국의 핵태세보고서(NPR)는 유사시 북한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언급하고 있다.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나.

“한반도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신중한 군사 계획은 모든 대안을 고려하는 것이다. NPR 보고서는 몇 년 전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 시절에 처음 나온 것이다.”

-다음달 발표될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이 제외될 가능성이 있나.

“두고볼 일이다. 회의를 열어 오고 있지만 깊은 논의는 없었다.”

-미 상원의 한 전문위원이 탈북자의 대탈출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탈북자를 맞을) 여러 측면의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탈출을 촉구하는 것은 더 고려해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미국이 자기들의 체제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있는데….

“우리는 북한 정권의 교체를 원치 않는다. 여러분의 나라와 같은 이웃과 잘 어울리는 나라를 원할 뿐이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제거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 김정일은 북한의 지도자로 마르크시즘과 모순되는 마르크시스트적 전제정치를 구축했다. 우리는 그에게 체제의 변화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존경하고 부양하도록 행동의 변화를 요구한 것이다.”

-최근의 한국 정치 상황을 어떻게 보나.

“한국 정치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알고 있다. 매우 건강한 민주주의다. 대선 후보들 모두를 잘 알고 있으나 우리가 특별히 선호하는 후보는 없고 한국민이 뽑는 후보가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후보다.”

-한국인들은 내년 한반도 위기설을 우려하고 있는데….

“위기 발생 여부는 시간이 말해 줄 것이다. 한국에 대한 나의 임무는 최선을 다해서 위기의 발생을 막는 것이지만 어리석게 행동하려 하지는 않는다. 우리 손을 잡아매는 것(선택 방안을 좁히는 것)은 좋지 않은 정책이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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