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음모론-盧 정계개편론 ‘발빼기’

  • 입력 2002년 3월 29일 18시 27분


이인제(李仁濟) 후보가 경선 참여 쪽으로 ‘U턴’한 이후 이 후보와 노무현(盧武鉉) 후보 간의 공방의 초점이 이념논쟁으로 옮겨가면서 양 진영이 경선전략을 수정하고 나섰다. 이 후보가 ‘음모론’에서 한발을 빼자 노 후보도 당안팎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정계개편론’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는 양상이 그것이다.

이 후보는 최근 음모론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뚜렷한 근거도 없이 ‘음모론’을 제기한 것이 오히려 당 안팎으로부터 비판의 역풍을 맞는 바람에 마이너스 효과를 초래했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다.

노 후보 측도 이 후보 진영의 이런 방향 전환을 염두에 둔 듯, 이 후보 측은 물론 한나라당과 자민련 측으로부터 협공받고 있는 정계개편론을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노 후보는 최근 전북과 경남지역 지구당을 돌며 “후보가 된 이후에 당의 공감과 동의를 얻어 합리적으로 (정계개편을) 추진하면 될 것”이라고만 말하고 있다. 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는 “타후보 진영과 한나라당이 정계개편 취지를 왜곡하는 상황에서 (정계개편 문제를)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 안팎에선 이 후보 측이 노 후보에 대해 이념 공세와 정계개편 공세를 강화하는 것은 노 후보 텃밭인 영남지역에서의 열세를 만회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즉 이념논쟁으로보수적인 TK(대구 경북) 정서에 호소하는 한편, 정계개편론으로 영남지역 지구당위원장들의 불안감과 위기의식을 부추겨 영남의 표심이 노 후보에게 쏠리는 것을 막으려 한다는 것이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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