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DJ 뵙고싶어”▼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전한 평양 측 기류〓메가와티 대통령은 방북 직후 30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김 대통령의 여러 가지 말씀과 시책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남북대화와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2003년 위기설을 잠재울 수 있음을 북한도 어느 정도 깨닫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은 자신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지내고 있음을 김 대통령에게 알려달라고 하면서 ‘김 대통령을 뵌 이후에 계속 뵙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는 2차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언급이라기보다는 대통령특사의 방북 등을 포함한 남북 당국간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것 같다는 게 정부당국자들의 풀이다.
▼對美대화는 언급없어▼
▽남북 및 북-미관계 전망〓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은 당분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위원장이 메가와티 대통령을 통해 남북대화 속개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임동원 특보에게도 전해달라고 요청함으로써 임 특보의 방북에 앞서 남북간의 간접대화는 이미 시작된 셈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남북대화는 우선 4차 이산가족 교환방문 논의를 중심으로 재개될 것이라는 게 정부측 전망이다. 즉, 북한도 이산가족 상봉을 남북관계 개선 여부의 판단 근거로 삼고 있는 미국측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정부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대외관계 개선의 중요한 고리인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성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김정일 위원장은 메가와티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대미 대화 구상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여전히 미국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