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문도 ‘말 바꾸기’에 대한 비난을 의식한 듯 기자회견에서 “많은 고민 끝에 당원들의 충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 말을 책임지지 못한 데 대해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한 고문의 최고위원 출마선언으로 당권 경쟁은 한 고문과 한광옥(韓光玉) 대표, 박상천(朴相千) 정대철(鄭大哲) 고문간의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당내에서는 ‘영남출신 대선후보+호남출신 당대표’라는 역할분담론에 기초한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한 고문 간의 연대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출마 촉구 서명작업을 주도한 김원길(金元吉) 의원은 “노 후보가 밖에서 바람을 일으켰는데 당내에는 변화가 없어 한 고문을 내세운 것”이라고 말해 연대추진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한 고문의 ‘당권 U턴’에 대해 경쟁자인 한 대표와 박 고문 진영은 “예상했던 일”이라면서도 “당과 자신에 대한 신뢰를 깨뜨린 일”이라고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다음은 한 고문의 기자회견 요지.
-대선후보 경선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할 의사가 있나.
“그럴 생각 없다.”
-출마 이유가 노 후보의 정계개편론과 연관이 있나.
“노 후보의 정계개편론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은 바 없다.”
-지구당위원장들의 서명운동이 ‘줄세우기’란 비판이 있는데….
“내가 도와달라고 했으면 줄세우기이지만, 지구당위원장들이 자발적으로 한 것이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