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필패론’ 주장〓이 후보는 이날 인천시지부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보혁 구도로 가면 결코 싸움이 되지 않는다. 국민의 70%는 급격한 변화를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지구당 대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좌파 정책으로는 대한민국의 앞길이 없다. 아르헨티나가 왜 망했나. 노동자의 더 많은 분배 요구에 영합해 나라의 장래를 위해 투자할 돈을 노동자 서민들 욕구불만 채워주는 데 다 써버렸기 때문이다. 또 언론을 때려잡자는 것은 독재자 아니면 공산당에서나 볼 수 있다”고 비난했다.
▽‘본선 경쟁력’ 반박〓노 후보는 이날 이 후보와 직접 맞서는 모양을 피한 채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나섰다. 그는 인천지역 지구당 간담회 등에서 “전북처럼 표를 쪼개서 주지 말고 나에게 표를 몰아줘서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도록 큰 배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이 후보가 다녀간 직후 도착한 인천 부평갑지구당에서는 당원 대의원들에게 “이 후보가 음모론을 얘기하더냐. 색깔론을 얘기하더냐”고 묻고는 “예방주사라고 생각하고 옛날 군사독재 시절 써먹던 것이라 여겨 그냥 있는데 대응을 할까요, 말까요”라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노사모’ 실체 및 빌라 공방〓이 후보 측의 김윤수(金允秀) 공보특보는 이날 3개항의 공개질의서를 통해 한총련 소속 학생들이 노사모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특보는 또 노 후보가 주장하는 정계개편 대상에 한총련과 민주노총 민주노동당도 포함되는지와 부인에게 5억원 상당의 호화 빌라를 사줬는데 그 돈이 어디에서 났으며 증여세는 제대로 냈는지 등을 밝힐 것도 함께 요구했다.
이에 노 후보 측은 “이 후보 측이 문제를 삼고 있는 명륜동 빌라는 노 후보가 현재 살고 있는 집으로, 97년 여의도 아파트를 처분해 마련한 부인 명의로 마련한 44평형이다. 중산층이면 누구나 살 수 있는 집이다”며 “당 선관위에 신고한(신고가 4억원) 것인데도 이 후보 측이 도대체 말이 안 되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노 후보 측은 “집이 두 채도 아니고 현재 살고 있는 명륜동 집 한 채뿐이며 증여세 부과대상이 아닌데도 이 후보 측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 측의 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114평 빌라 3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 사람이 민주당 후보를 흠집내는 이유가 뭐냐. 이 후보는 한나라당의 2중대냐”고 묻기도 했다. 그는 ‘노사모’와 관련해서도 “해외언론까지 관심을 갖고 있는 순수한 단체에 색깔을 입히려 하고 있다”고 이 후보 측의 공세를 비난했다.
▽노 후보의 ‘입장 선회’ 논란〓두 후보는 KBS 라디오 방송에 함께 출연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노 후보는 “이념대결의 시대는 지나갔다”며 88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재벌 해체’ 등을 주장한 데 대해 “상황이 바뀌면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당시는 노동자가 사회적 약자였고 불법적으로 탄압도 많이 받았던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앞으로 상황이 바뀌면 또 달라지는 것이냐”고 몰아붙였다.
인천〓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