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적 정권’ 발언〓이회창 전 총재는 3일 기자회견에서 현 정권을 ‘좌파적 정권’으로, 노무현 후보를 사실상 ‘급진세력’으로 규정해 이념 공세를 폈다.
이 전 총재는 ‘현 정권도 좌파정권이란 말이냐’는 질문에 “좌파라 말하지 않고 좌파적이라고 했다. 때론 잘한 일도 있지만 때때로 안정을 희구하는 국민의 마음에 맞지 않는 좌파적 정책을 펼쳤다는 측면에서 말한 것이다”고 답변했다.
그는 자신의 ‘이념적 자리매김’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굳건하게 내 자리를 지켜왔다”며 “보수의 기조 위에서 개방적 개혁적이고 따뜻한 정책을 국민을 위해 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설명〓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현 정권 들어 급진적인 좌파적 언행이 수없이 많았다”며 △6·25 전쟁을 세 번째 한반도 통일시도라고 한 김 대통령 발언 △의약분업 등 각종 선심성 정책 △대북퍼주기 △교육의 무리한 하향 평준화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또 “재벌해체, 노동자세상을 공개적으로 주장한 사람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선두권에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며 노무현 후보도 함께 겨냥했다.
김만제(金滿堤) 의원은 “DJ에 이어 같은 성향의 후보가 정권을 잡게 되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잃어버린 10년’이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청와대와 민주당 반박〓청와대는 이 전 총재의 발언이 일단 ‘선거전략’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가능한 한 정면 대응을 삼갔다. 한 핵심관계자는 “뭔가 초조해지면 말이 드세지는 것 아니겠느냐”며 “선거를 보혁구도로 만들면 오히려 최병렬(崔秉烈) 부총재가 더 이득을 볼 텐데…”라고 촌평했다.
다른 관계자는 “김용갑(金容甲) 의원과 최병렬 부총재가 만나면 ‘보수우익’이고, 이부영(李富榮) 의원 등은 ‘개혁’이며, 양정규(梁正圭) 전 의원과 하순봉(河舜鳳) 의원이 만나면 ‘중도’라고 하던데 그럼 이 전 총재는 어디에 있느냐”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보다 원색적으로 이 전 총재를 비난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오늘 확대간부회의에서 ‘빌라 100평 이상에서 살아야 우파고, 그 이하면 좌파냐. 두 아들 군대를 안보내면 우파고, 아들을 군대에 보내면 좌파냐. 며느리가 원정출산을 안 하면 좌파냐’는 성토들이 쏟아졌다”고 소개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