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특사 訪北 둘째날… "화해-협력 필요" 양측 공감

  • 입력 2002년 4월 4일 18시 18분


4일 밤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임동원(林東源) 대통령외교안보통일특보의 면담이 이뤄짐에 따라 한반도 위기론에 대한 인식차로 진통을 겪었던 양측간 대화가 급진전되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임 특보의 숙소인 평양 백화원초대소를 예고없이 방문하는 형식으로 이뤄진 이날 면담에서 임 특보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한반도 안보위기 예방 및 남북 화해 협력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도 대체로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으로서도 경색된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는 게 우리 정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에 앞서 이날 낮 김보현(金保鉉) 국가정보원 3차장과 북측 김완수(金完洙)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간에 진행된 차관급 실무접촉에선 한반도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드러났다.

우리 측은 북한의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 문제 등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위기 예방을 위한 북측의 노력을 거듭 촉구했다. 반면 북측은 한반도 위기의 원인을 우리와 미국 측에 떠넘겼다. 남측에 대해서는 ‘주적론’을, 미국에 대해서는 한반도에서의 대규모 군사훈련 실시와 금강산관광 반대를 문제 삼았다.

우리 측은 또 이산가족 문제를 다룰 적십자회담, 경의선 철도 연결 등을 논의할 군사회담, 식량 비료 등의 대북 지원을 다룰 남북경협추진위원회 등을 재개하자고 북측에 거듭 촉구했다.

이들 현안에 대한 절충 내용을 포함한 구체적인 방북 성과물은 임 특보가 평양을 출발하는 5일 중 공동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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